1. 잠들어 있는 동안에도 불어나는 자산
많은 분들이 투자에 대해 가장 먼저 떠올리는 건 “언제 사고 언제 팔아야 할까?”일 겁니다. 하지만 진짜 중요한 건 내 자산이 내가 일하지 않는 시간에도 계속 불어나느냐 하는 부분입니다. 물가는 매년 오르는데 내 월급은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합니다. 지하철 요금이 200원 오르고, 커피 한 잔 가격이 200원 오르는 게 단순히 원 단위 차이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비율로 보면 10% 이상 오른 겁니다. 반대로 내 연봉은 평균 2~3% 오르는데 그치는 게 현실입니다. 그래서 “투자”라는 무기를 들지 않으면 자산은 서서히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면 어디에 투자해야 할까요? 개별 종목은 전문가조차 맞히기 어렵습니다. 어떤 회사가 오를지, 어떤 산업이 무너질지는 개인이 맞추기 힘든 영역입니다. 그래서 저는 늘 미국 지수 투자를 강조합니다. S&P500이나 나스닥 같은 지수는 지난 100년 동안 꾸준히 연평균 10% 이상 상승했습니다. 최근 10년만 보더라도 13% 이상 올랐고, 환율 효과까지 고려하면 한국 투자자가 체감하는 수익률은 15%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저는 부자가 되기 위한 가장 단순한 공식으로 “3억 + 10년”을 말합니다. 지금 3억 원 정도의 시드머니를 지수 ETF에 넣고 10년만 기다린다면, 은퇴 후 매달 500만 원씩 써도 되는 자산 구조가 만들어진다는 겁니다. 돈이 적다면 시간을 늘리고, 시간이 부족하다면 돈을 더 불리면 됩니다. 핵심은 복리 효과를 얼마나 오래 가져가느냐의 싸움입니다.
2. 커버드콜의 달콤한 함정과 포트폴리오 균형
최근 투자 커뮤니티를 보면 커버드콜 상품 이야기가 정말 많습니다. 배당이 높다고 홍보되면서 특히 은퇴 준비하는 분들이 혹하기 쉽습니다. 문제는 개별 종목 커버드콜입니다. 단기적으로 배당처럼 현금이 들어오는 것 같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자산은 녹아내릴 수밖에 없습니다. 왜냐하면 상승할 기회를 팔아버리고, 하락할 때는 원금을 깎아 배당을 주기 때문입니다. 장기적으로 보면 원금을 지켜내기 어렵다는 겁니다. 그나마 지수 기반 커버드콜 ETF 정도는 단기 현금흐름이 필요한 분들에게 제한적으로 고려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전체 자산의 코어는 반드시 지수 ETF에 두어야 안정성이 유지됩니다.
저는 포트폴리오를 종종 축구에 비유해서 설명합니다. 공격수는 나스닥 같은 성장 지수, 수비수는 배당 ETF나 고배당 성장 ETF, 골키퍼는 현금성 자산입니다. 현금은 발행어음, 머니마켓펀드(MMF)처럼 언제든 현금화 가능한 자산이 좋습니다.
특히 이 골키퍼 자산을 30% 정도는 꼭 유지해야 합니다. 그래야 주가가 급락할 때 바로 물타기를 할 수 있는 탄약이 생깁니다. 많은 사람들이 “다음 월급 들어오면 매수해야지”라고 생각하지만, 급등장은 이미 그전에 끝나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국 현금 보유 여부가 기회를 잡을 수 있느냐를 갈라놓습니다.
3. 언제 살까 보다 어떻게 꾸준히 살까
투자를 시작하면 누구나 같은 고민을 합니다. “언제 사는 게 좋을까?” 사실 정답은 생각보다 단순합니다. 바로 매일 꾸준히 사는 것, 즉 DCA(달러코스트 에버리지) 전략이에요. 주식 시장은 예측 불가능합니다. 오늘 오르면 내일 떨어질 거라 예상하고, 떨어지면 반등할 거라 예상하지만 개인 투자자가 이걸 맞추기는 거의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타이밍을 맞추려는 순간 오히려 수익률이 떨어집니다.
저는 보통 거치식과 적립식을 반반 섞는 전략을 씁니다. 예를 들어 3억 중 1억 5천만 원은 지금 한 번에 넣고, 나머지 1억 5천만 원은 매달 꾸준히 분산 매수하는 식이죠. 요즘은 소수점 매수가 가능해서 하루 1만 원, 2만 원씩 자동매수로 설정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무지성으로 사 모으는 계좌의 수익률이 실제로 가장 높았습니다. 반대로 “바이더딥(저점 매수)” 전략은 말은 멋있지만 감정이 개입되다 보니 오히려 수익률을 망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내가 저점이라고 생각해서 몰빵 했는데 더 떨어지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그래서 진짜 현명한 방법은 “꾸준함”입니다. 주식은 인간의 감정이 아니라 시스템이 대신해 줄 때 가장 안정적인 수익을 내줍니다.
4. 은퇴 이후 꺼내 쓰는 법이 더 중요하다
자산을 불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은퇴 이후 어떻게 꺼내 쓰느냐가 더 큰 문제입니다. 흔히들 연금펀드 1번 계좌(세액공제 받은 계좌)에 돈을 많이 넣지만, 이건 인출할 때 세금과 건강보험료 부담이 큽니다. 반대로 연금펀드 2번 계좌(비공제)는 세금이 거의 없고 인출도 자유롭습니다. 그래서 은퇴를 잘하려면 누가 더 연금펀드 2번에 많은 돈을 넣어뒀느냐가 핵심입니다. 물론 연간 한도가 있으니, ISA 계좌를 활용해 자금을 옮겨 두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많은 분들이 말하는 4% 인출률은 안전하게 자산을 지킬 수 있는 기준입니다. 하지만 너무 보수적이라 생활비가 부족할 수 있습니다. 자녀에게 큰 유산을 남기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한다면 6~7%까지 늘려도 됩니다. 이렇게 하면 평생 자산을 유지하면서도 내가 필요한 생활비를 충분히 쓸 수 있습니다. 중요한 건 내 상황에 맞는 인출 전략을 세우는 겁니다. 돈이 적으면 시간을 늘리고, 시간이 부족하면 돈을 더 투자하는 단순한 원칙. 결국 이 원칙을 얼마나 오래 지키느냐에 따라 부자가 되느냐, 아니면 평생 돈 걱정에 시달리느냐가 갈립니다.
요약정리
- 투자의 본질: 월급만으로는 물가 상승률을 이길 수 없다. 잠든 동안에도 자산이 불어나는 구조가 필요하다.
- 부의 공식: “3억 + 10년”이면 은퇴 후 월 500만 원 생활도 가능하다. 돈이 적으면 시간을 늘리고, 시간이 부족하면 돈을 더 투자하라.
- 포트폴리오 원칙: 성장지수(공격수) + 배당 ETF(수비수) + 현금성 자산(골키퍼) 균형 유지.
- 매수 전략: 타이밍 맞추기보다 매일 일정 금액으로 꾸준히 매수(DCA). 꾸준함이 최고의 무기다.
- 인출 전략: 연금펀드 2번과 ISA를 적극 활용하고, 4% 인출률은 기본이지만 상황 따라 6~7%도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