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물과 스트레스의 관계, 왜 주목받을까?
“하루에 2리터 물 마시기”라는 권유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건강한 습관 중 하나입니다. 그러나 최근 영국 리버풀 존 무어스 대학교 연구팀의 발표로 인해, 단순히 수분 보충 차원을 넘어 ‘스트레스 관리’에서도 물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하루에 1.5리터 미만의 물을 섭취하는 사람들은 스트레스 상황에서 코르티솔이라는 호르몬이 1.5배 더 많이 분비된다고 합니다. 코르티솔은 인체의 주요 스트레스 호르몬으로, 단기간에는 혈당을 올리고 에너지를 공급하는 기능을 하지만 장기적으로 과도하게 분비될 경우 심장질환, 당뇨병, 우울증 위험을 높일 수 있습니다. 결국 물을 충분히 마시는 습관이 정신적·신체적 건강을 동시에 지키는 핵심이라는 점이 이번 연구로 다시 확인된 셈입니다.
2. 연구가 밝힌 놀라운 결과
연구진은 건강한 성인들을 모집해 하루 수분 섭취량에 따라 두 그룹으로 나누었습니다. 상위 25% 그룹은 남성 기준 하루 2.5리터, 여성 기준 하루 2리터 이상을 꾸준히 마시는 사람들이었고, 하위 25% 그룹은 하루 1.5리터 미만을 섭취하는 이들이었습니다. 참가자들은 평소 습관대로 물과 음료를 마신 뒤, 모의 면접이나 수학 문제 풀이 같은 스트레스 상황에 노출되었습니다. 혈액·소변 검사 결과, 수분 섭취가 부족한 그룹은 스트레스 상황에서 코르티솔 분비가 50% 이상 높았고, 이는 물을 충분히 섭취한 그룹보다 1.5배 강한 반응이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맥박 상승이나 손에 땀이 나는 일반적인 스트레스 반응에서는 두 그룹 간 큰 차이가 없었다는 것입니다. 즉, 눈에 보이는 증상보다 더 은밀하게 호르몬 수준에서 차이가 발생한다는 것이지요. 이는 평소 물 섭취가 단순히 갈증을 해소하는 수준을 넘어 몸속 스트레스 반응의 강도를 조절하는 중요한 요소라는 점을 시사합니다.
3. 수분 부족이 불러오는 악순환
우리 몸은 수분 부족을 감지하면 뇌에서 바소프레신이라는 호르몬을 분비합니다. 바소프레신은 신장에서 수분을 재흡수해 혈액량과 전해질 균형을 유지하게 하는데, 동시에 시상하부에 작용해 코르티솔 분비를 촉진하기도 합니다. 결국 수분 부족 → 바소프레신 증가 → 코르티솔 증가라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이 상태가 장기간 이어지면 단순한 스트레스 과민 반응을 넘어서 만성질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전문가들은 코르티솔 과다 분비가 면역력 저하, 뱃살 축적, 수면 장애와도 연결된다고 경고합니다. 특히 시니어 세대는 갈증 신호가 젊을 때보다 약해 자주 수분 부족에 노출되기 쉽기 때문에, 의식적으로 물을 챙겨 마시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닐 월시 교수 역시 “중요한 발표나 마감일 같은 스트레스 상황일수록 물병을 가까이 두는 습관이 장기적인 건강에 도움이 된다”라고 조언했습니다. 작은 습관의 차이가 큰 건강 차이를 만드는 셈입니다.
4. 물, 얼마나 그리고 어떻게 마셔야 할까
그렇다면 우리는 하루에 물을 얼마나 마셔야 할까요? 일반적으로 알려진 ‘하루 2리터 법칙’은 일률적인 기준일 뿐, 모든 사람에게 동일하게 적용되지는 않습니다. 충남대 이계호 명예교수는 “억지로 2리터를 채우려는 강박은 불필요하다”며, 중요한 것은 갈증 신호와 소변 색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실제 권장 섭취량에는 음식 속 수분도 포함되므로 국, 과일, 채소를 먹는 것도 수분 보충에 해당됩니다. 건강 지표로는 ‘옅은 노란색’ 소변이 가장 이상적이며, 완전히 투명한 소변은 오히려 과도한 수분 섭취의 신호일 수 있습니다. 시니어에게 권장되는 수분 습관은 아침 기상 직후 한 잔, 식사 전후 소량 섭취, 운동 전후 보충, 카페인 음료 줄이기, 잠자기 직전 과다 섭취 피하기 등입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자신의 생활 패턴에 맞추어 자연스럽게 수분을 보충하는 것이지, 무조건적인 양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 글 요약
- 하루 1.5ℓ 미만 섭취자는 스트레스 호르몬 코르티솔이 1.5배 증가
- 수분 부족은 바소프레신 분비를 늘려 코르티솔을 촉진하고 만성질환 위험을 높임
- 권장량은 음식 속 수분까지 포함되며, 소변 색이 옅은 노란색일 때 가장 적절
- 시니어는 아침 한 잔, 식사 전후, 운동 전후 습관화로 수분 부족 예방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