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를 앞둔 50대 부부가 식탁에서 노트에 자산 배분을 적어보는 장면]

실제 상품의 구성·보수·분배 일정·과세는 운용사/금융기관의 최신 공시를 우선 확인하세요.
"이제 나이도 있으니 안전하게 가자."
그렇게 미국 30년 국채 ETF에 돈을 넣어두신 분들 많으실 거예요.
그런데 그 상품, 최근 1년 수익률이 마이너스 7.55%였습니다. 3년으로 늘려 봐도 마이너스 8.83%고요.
(ACE 미국30년국채액티브(H), 2026년 9월 17일 기준)
반대로 아무 고민 없이 CD금리 파킹형에 묻어둔 돈은 같은 1년에 플러스 2.82%였어요.
저도 이 숫자 보고 한참 들여다봤습니다.
국채가 예금보다 안전하다고들 하잖아요. 그런데 '어떤' 국채냐에 따라 결과가 이렇게 갈리더라고요.
오늘 글 한눈에 보기
· 5060은 2030과 달리 '회복할 시간'이 없어요
· 내 돈을 쓸 시기별로 바구니 3개에 나눠 담기
· 1억 기준 배당 60~70% + 성장 20~30% + 유동성 10%
· 절세 계좌는 연금저축 → IRP → ISA 순서로
· 안전하다고 믿었던 장기채가 왜 마이너스였는지
[두 개의 저울 위에 '수익'과 '지키기'가 올라가 있고 '지키기' 쪽으로 기울어진 일러스트]

2030은 버티는 폭락, 5060은 왜 못 버틸까요
"주식은 길게 보면 우상향"이라고 하죠. 맞는 말이에요.
그런데 조건이 하나 붙어요. 그 '길게'를 버틸 시간이 나한테 있느냐 하는 겁니다.
30대는 폭락이 와도 월급이 들어오니까 싸게 더 사면 돼요.
그런데 은퇴 후에 급락장을 맞으면 달라집니다. 들어오는 돈은 없는데 생활비는 나가야 하니까,
떨어진 가격에 팔아서 써야 하거든요.
그러면 나중에 회복이 와도 이미 팔아버린 수량은 못 돌아오죠.
그래서 이 나이대는 수익률보다 MDD(최대 낙폭, 쉽게 말하면 고점 대비 내 돈이 제일 많이 쪼그라들었을 때 그 폭)를
먼저 봐야 합니다.
저는 요즘 상품 볼 때 이 숫자부터 찾아봐요. 습관처럼요.
은퇴 후의 성적표는 '얼마나 벌었나'가 아니라 '얼마나 안 잃었나'로 결정되더라고요.
그렇다고 다 팔고 예금만 들고 계시면 그것도 곤란해요.
은퇴하고도 20년, 30년을 더 사시는 시대잖아요. 그동안 물가는 계속 오르는데 예금만 있으면 돈의 힘이 야금야금
줄어듭니다.
그래서 주식형은 최소 20~30%는 남겨둬야 해요. 공격하려고가 아니라, 물가한테 안 지려고요.
내 돈에 꼬리표부터 붙여 보세요
비율을 정하기 전에, 갖고 계신 돈에 "이건 언제 쓸 돈인지" 꼬리표부터 붙여 보세요.
저도 처음엔 그냥 계좌 잔고만 들여다봤거든요. 그런데 이렇게 나눠 놓으니까 뭘 사야 할지가 훨씬 선명해지더라고요.
바구니 1 — 1~2년 안에 쓸 생활비
파킹형 ETF, 초단기채, 예금처럼 원금이 안 흔들리는 곳에.
바구니 2 — 매달 생활비를 만들어 줄 돈
배당성장·고배당·리츠처럼 현금이 꾸준히 나오는 곳에.
바구니 3 — 10년 뒤, 20년 뒤에 쓸 돈
대표지수나 하락 방어형 ETF로 천천히 불리는 자리.
이렇게 나눠두면 시장이 20% 빠져도 당장 쓸 돈은 바구니 1에 따로 있으니까, 바구니 3을 급하게 팔 이유가 없어집니다.
이게 생각보다 큽니다. 심리적으로요.
[바구니 세 개에 각각 '생활비', '월 현금흐름', '장기 성장' 라벨이 붙어 있는 일러스트]

1억이라면 이렇게 나눠 봅니다
| 구분 | 비중 | 이 돈이 하는 일 |
|---|---|---|
| 배당·인컴형 | 60~70% | 매달 생활비를 만들어 줍니다 |
| 성장형 | 20~30% | 20~30년 물가 상승을 막아줍니다 |
| 유동성·채권형 | 10% | 비상금이자 급락장의 방석입니다 |
배당 쪽에서 많이들 담으시는 게 미국 배당주를 모아놓은 ETF예요.
SOL 미국배당다우존스(446720)는 순자산 1조 303억 원, 총 보수 연 0.0100%, 거래량 27만 주 수준입니다.
(2026년 9월 17일 기준)
상위 다섯 종목은 머크 4.8%, 애보트 4.5%, 코카콜라 4.3%, 셰브론 4.3%, 암젠 4.3%예요.
이름만 들어도 아실 만한 회사들이죠.
저는 이런 상품을 "화려하진 않은데 자꾸 손이 가는 반찬" 정도로 생각해요.
성장 쪽에선 하락 방어를 같이 걸어둔 ETF도 나와 있어요. KIWOOM 미국테크100월간목표헤지액티브(0084D0)가
그런 상품인데, 2025년 7월 22일 상장했습니다.
이름이 어렵죠? 미국 기술주 100개를 따라가되, 매달 "이 밑으로는 안 떨어지게 하자"는 방어선을 정해 두고 주식과 미국 단기채 비중을 기계적으로 조절하는 방식이에요.
다만 저는 신상품은 1년은 지켜보자는 주의라, 아직 비중을 크게 두진 않았습니다.
수익률보다 먼저 막아야 할 건 세금이에요
여기가 제일 아까운 부분이에요.
똑같은 상품을 똑같이 샀는데, 어느 계좌에서 샀느냐에 따라 손에 남는 돈이 달라지거든요.
| 순서 | 계좌 | 이만큼 챙기세요 |
|---|---|---|
| 1 | 연금저축 | 연 600만 원까지, 위험자산 100% 가능 |
| 2 | IRP | 300만 원 더 채워 합산 900만 원, 위험자산은 70%까지 |
| 3 | ISA | 3~5년 중기 자금, 비과세 200만 원(서민형 400만 원) |
| 4 | 일반 계좌 | 언제든 빼 써야 하는 돈만 여기에 |
연금저축과 IRP를 합쳐 900만 원을 채우면, 총급여 5,500만 원 이하는 16.5%인 148만 5천 원을 돌려받아요.
그 위면 13.2%로 118만 8천 원이고요.
저는 이 환급금을 다시 연금 계좌에 넣는 원금으로 씁니다. 나라에서 준 돈으로 또 투자를 하는 셈이니까요.
ISA는 지금 연 2,000만 원, 총 2억 원까지 넣을 수 있어요. 비과세 한도를 넘는 이익은 9.9%만 떼는데,
일반 계좌 15.4%보다 낮죠.
참고로 2026년 9월 1일 확정된 세법개정 최종안에 ISA 소식이 하나 있어요.
국내 주식과 국내 주식형 펀드에만 투자하는 '생산적금융 ISA'가 새로 생기는데, 여기서 나오는 이자·배당은 한도 없이
전액 비과세라고 합니다. 2027년 1월 1일 이후 신규 가입분부터예요.
기존 ISA도 최대 계약기간 제한과 2029년 말 일몰 기한이 없어졌고요.
저도 내년에 계좌를 하나 더 열지 아직 고민 중입니다. 국내 자산만 담아야 한다는 조건이 걸리거든요.
[연금저축·IRP·ISA·일반계좌 네 개의 통장이 계단식으로 놓여 있는 일러스트]

"국채니까 안전하죠?" — 여기서 많이 넘어집니다
맨 앞에서 보여드린 숫자, 다시 볼게요.
| 상품 | 총보수 | 최근 1년 |
|---|---|---|
| ACE 미국30년국채액티브(H) (453850) | 연 0.0500% | -7.55% |
| TIGER CD금리투자KIS(합성) (357870) | 연 0.0300% | +2.82% |
둘 다 채권 쪽인데 결과가 이렇게 다릅니다. (2026년 9월 17일 기준)
이유는 만기 길이에 있어요.
30년짜리 국채는 금리가 조금만 올라도 가격이 크게 출렁입니다. 만기까지 들고 가면 원금은 받지만,
그 30년을 다 기다릴 게 아니라면 중간에 파는 가격은 주식만큼 흔들려요.
반대로 CD금리 파킹형은 하루하루 이자가 붙는 구조라 거의 안 흔들립니다. 투자위험등급도 가장 낮은 6등급이고요.
저도 예전엔 "국채 = 안전"이라고만 알고 있었거든요. 이 둘을 나란히 놓고 보니 생각이 바뀌더라고요.
은퇴자에게 예금 대체용으로 맞는 건 단기채나 만기매칭형이에요. 만기매칭형은 만기까지 들고 가면 처음 약속한 수준의 이자를 받는 구조라, 정기예금과 감각이 비슷합니다.
[긴 밧줄과 짧은 밧줄이 나란히 흔들리는데 긴 쪽만 크게 출렁이는 비유 일러스트]

이것만은 꼭 피하셨으면 하는 두 가지
첫 번째, 분배율 숫자만 보고 고르는 것.
연 20%, 30%씩 준다는 커버드콜 상품 광고 많이 보이시죠.
커버드콜이 뭐냐면, 갖고 있는 주식에 "이 가격 넘으면 팔게요"라는 약속을 미리 팔고 그 대가로 돈을 받는 방식이에요.
그 돈을 모아 매달 나눠주는 겁니다.
문제는 주가가 크게 오를 때 그 상승분을 못 따라간다는 점이에요.
여기에 기초자산까지 빠지면 나눠줄 돈이 모자라서 원금에서 꺼내 주게 됩니다. 통장엔 분배금이 꽂히는데 정작 내 원금(NAV)은 계속 줄어드는 거죠.
저도 예전에 분배금 문자 보고 좋아했다가, 나중에 평가금액 보고 한참 계산기를 두드린 적이 있습니다.
받은 돈보다 줄어든 원금이 더 크면 그건 번 게 아니잖아요.
그래서 저는 분배율보다 기초자산이 뭔지를 먼저 봅니다.
두 번째, 불안하다고 주식을 0%로 만드는 것.
주식이 없으면 당장은 마음이 편합니다. 잔고가 안 흔들리니까요.
그런데 지금 100만 원으로 사던 걸 20년 뒤엔 150만 원, 170만 원 줘야 살 수 있게 되거든요.
잔고 숫자는 그대로인데 살 수 있는 물건은 줄어드는 겁니다. 통장에 안 찍히는 손실이죠.
그래서 저는 이 20~30%를 '수익 내려고 넣은 돈'이 아니라 '물가 보험료'라고 부릅니다.
그렇게 생각하니까 시장이 출렁여도 덜 흔들리더라고요.
이번 주말에 딱 3가지만 해보세요
☐ 계좌를 펼쳐놓고 '1~2년 생활비 / 중기 인컴 / 장기 성장' 세 덩어리로 나눠 적어보기
☐ 올해 연금저축 600만 원, IRP 300만 원 한도를 얼마나 채웠는지 확인하기
☐ 들고 계신 채권 상품이 장기채인지 단기채인지, 만기가 몇 년짜리인지 확인하기
결국은 안 잃는 쪽이 이깁니다
맨 앞에서 국채 이야기로 시작했었죠.
안전하게 가자고 고른 상품이 1년에 마이너스 7.55%, 아무 생각 없이 넣어둔 파킹형이 플러스 2.82%였던 그 숫자요.
안전한 이름이 안전한 결과를 보장하지는 않더라고요.
중요한 건 이름이 아니라 이 돈을 언제 쓸 건지, 그때까지 얼마나 흔들려도 괜찮은지예요.
1~2년 안에 쓸 돈은 안 흔들리는 곳에. 매달 써야 할 돈은 꾸준히 나오는 곳에. 10년 뒤에 쓸 돈만 좀 흔들려도 되는 곳에.
이 세 가지만 지켜도 급락장이 와도 밤에 잠은 주무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세금. 연금저축 600만 원과 IRP 300만 원은 시장이 어떻든 확정으로 13.2~16.5%를 돌려받는 자리예요.
이것부터 채우는 게 순서입니다.
저도 아직 완성한 게 아니에요. 매년 조금씩 고쳐가고 있습니다. 다만 방향은 확실해요. 크게 안 잃고, 매달 끊기지 않게.
오늘의 한 줄
5060의 은퇴 자산은 많이 버는 구조가 아니라, 크게 잃지 않으면서 매달 현금이 끊기지 않는 구조로 만들어야 합니다. 돈에 꼬리표를 붙이고, 절세 계좌부터 채우세요.
[창가에서 따뜻한 차를 들고 편안하게 앉아 있는 50대 부부의 뒷모습]
